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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Food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 싱글톤

Singleton, the Single Malt Scotch Whisky of Glen 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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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은 위스키 소비에 있어서는 대국입니다.
위스키소비가 세계 5위를 기록하고 있고, 1X년산 이상의 고급위스키시장에서는 단연 세계1위를 지키고 있죠.
그래서인지 흔히 "양주"라고 하면 위스키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장이 크다보니 위스키 경쟁도 치열합니다.
뭐 박정희 전대통령이 그렇게 좋아했다는 시바스 리갈 같은 술은 아주 유명하고, 조니워커, 로얄 살루트, 발렌타인 등 여러가지 브렌드가 경쟁하고 있죠.
상황이 이렇다보니, 위스키 시장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여러가지 새로운 위스키들이 한국 시장에 속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무튼, 이런 상황에서 올해 초에 새롭게 등장한 싱글톤이라는 위스키를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보통 한국에서 유명한 위스키들은 블렌디드(blended) 위스키입니다.
위스키는 원재료에 따라서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블렌디드 위스키는 말 그대로 그 여러가지 위스키를 적절히 섞어서 맛을 낸 것이지요.
조니워커 같은 위스키가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블렌디드 위스키입니다.
단일 원료로 만든 싱글몰트 위스키는 블렌디드 위스키에 비해 찾는 사람이 적은 편입니다.
아무래도 여러가지를 섞어 대중적 입맛에 맞게 만들어내는 블렌디드 위스키가 만들기도 쉽고 잘 팔리기 때문이겠죠.
또 맛이나 향이 너무 강하고 독하다는 오해도 많은 편이라서 찾는 사람이 적다네요.
 

꽤 유명한 브렌드인 발렌타인 같은 경우, 12년산 싱글몰트 하나만 있고 나머지 17년산등은 모두 블랜디드 위스키입니다. 병에 "Blended"라고 쓰여있으면 블렌디드 위스키입니다.

싱글톤 클래스라는 행사에 참석할 수 있는 카드가 집으로 왔는데, 봉인을 이상하게 해놨더군요. 살짝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ㅅ-; 저 스티커를 저리 붙이면 대체 봉인스티커의 의미가;;;

싱글톤 클래스 행사에 초청받기 위한 싱글톤 카드입니다. 고급스럽고 세련된 디자인입니다만, 저 같은 젊은 사람 입장에서는 솔직히 좀 거추장스럽습니다. 스마트폰 어플같은 간단한 디지털 인증방법도 있을텐데요.

싱글톤을 맛보기 위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5층 피에르바라는 곳에 찾아갔습니다.

고풍스런 실내장식과는 사뭇 다르게, DJ 아가씨가 힙합을 디제잉하는 곳이었습니다. 뭔가 좋게 말하면 이채롭고, 나쁘게 말하면 일관성이 모자란?

솔직히 힙합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선곡에 대한 불만이 좀 있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매우 괜찮았습니다.

고층빌딩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참 뭐랄까요, 사람을 거만하게 만드는 신비한 힘이 있어요.


글톤 클래스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서울 한복판에 자리한 롯데호텔 35층, 피에르바에 찾아갔습니다.
인테리어는 약간 보수적인 고풍스런 분위기인데, 약간 뜬금없이 DJ아가씨가 디제잉하는 힙합 음악이 나오는 곳이었습니다.
뭐랄까요, 약간 당황했습니다. -ㅅ-
DJ아가씨는 굉장히 열심히 디제잉을 하고 계셨는데, 죄송하게도 저는 힙합을 그지 좋아하지 않는 관계로 음악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줄 수 없었습니다.
아무튼 인테리어에 어울리지 않는 힙합 음악 빼고는, 나머지 부분들은 전반적으로 괜찮았습니다.
무엇보다 롯데호텔 건물 35층이라는 높이가 선사하는 전망은 다른 곳에서는 체험하기 어려운 달콤한 경험이죠.
남산이라도 올라가지 않는 이상 언제 서울시내를 굽어보겠습니까.

싱글톤과의 첫대면입니다. 병은 차분하고 중후한 모양입니다만, 술은 병보다는 향과 맛이죠.

중후한 블랙 라벨이 그린 톤의 몸체에 함께하며, 그 위에는 골드라인으로 글씨가 새겨져있습니다.

18년산이라고 당당히 적혀있습니다. 보통 위스키는 오크통에 숙성을 하게 되는데요, 어지간한 아이돌 그룹보다 나이를 더 드신 귀하신 몸들이죠.

바 스태프분께서 아이패드로 싱글톤과 위스키 전반에 관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개성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중후한 분위기가 한껏 살아납니다. 개인적으로는 화려한 색의 요란한 병보다는 이런 차분하게 가라앉은 디자인을 더 선호합니다.

녹색이 마치 소주병의 녹색 같아보이기도 하는데, 실제로 술이 담긴 병을 보면, 전혀 다릅니다. 금빛으로 빛나는 액체가 옅은 녹색과 적절히 섞여 아름다운 빛을 냅니다.


글톤의 병 디자인은 딱히 독창적이라거나 한 부분은 없으나, 차분하고 중후한 분위기를 주어서 어디에 놓아도 잘 어울립니다.
블랙과 그린톤에 골드라인으로 글씨를 새겨넣어 무겁고 침착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네요.
개인적으로는 꽤 마음에 듭니다.
시바스 리갈 병 마냥 딱히 과하게 화려하거나 천박하지 않은 점이 아주 좋습니다.
병 뚜껑은 코르크재질로, 뽑을 때 "뽕"하는 소리가 아주 매력적입니다.
아이패드가 있는 사진에서 싱글톤 병뚜껑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예지원 씨 데뷔작이 뽕(1996년작)이였나 그랬죠(뜬금없다!).
전 예지원 씨 아주 좋아합니다.
아무튼 간단한 아이패드 App으로 싱글톤과 위스키에 대한 설명을 전해들었습니다.
'글렌 오드'라는 곳에서 만들어진 꽤나 역사가 깊은 술이더군요.
1838년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했다니, 우리나라로 치면 전통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싱글톤의 전용 얼음인 싱글볼입니다. 동그란 모양이 시각적인 즐거움을 전해줄뿐만 아니라, 각얼음보다 체면적이 커서 보다 더 오래간다고 합니다.

전용 동그란 얼음인 싱글볼은, 각얼음이 몇분 지나고 녹아버리는 것에 비해, 훨씬 더 오래가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확인해 보니 오래가더군요.

각얼음이 자잘한 녹아서 자잘한 조각으로 변해버리는 동안, 싱글볼은 아직도 커다란 모양 그대로입니다.

각얼음이 다 녹어없어졌는데, 싱글볼은 이렇게 여전히 얼음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글톤은 희귀한 싱글몰트 위스키라는 점 이외에도, 싱글볼이라는 전용얼음이 존재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 싱글볼은 동그란 구(球) 형태의 꽤 큰 얼음입니다.
위스키는 40도 이상의 독주라서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경우는 거의 없고, 스트레이트로 마실 때도 작은 스트레이트 잔에 마십니다.
일반적으로는 넓은 잔에 얼음과 함께 "온더 락"이라고 부르는 방법으로 차갑게 해서 마시게 됩니다.
얼음이 녹으면서 술을 시원하게 해주고, 얼음 녹은 물이 위스키의 독한 기운을 약하게 해주기 때문에 일석이조죠.
잔이 짤랑거리는 청각적인 즐거움과 어딘가 시원해보이는 시각적인 즐거움도 있고요.
싱글톤은 보통 각얼음이 아닌, 동그런 모양의 전용얼음이 따라 나옵니다.
싱글볼이라고 부르는 것인데, 때문에 on the rock이 아닌, on the ball이라고 부른다더군요.
장점은 일단 동글 동글해서 시각적으로 꽤 이채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과 더불어, 얼음이 오래간다는 것입니다.
각얼음은 같은 부피라면 단면적이 넓어서 빨리 녹습니다만, 싱글볼은 동그랗고 두툼한 한덩어리라서 각얼음이 다 녹는 동안에도 여전히 얼음의 상태를 유지합니다.
보통 위스키 같은 술과 함께 하는 자리는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얼음이 다 녹아버리거나 하면 술도 옅어지고, 눈으로 봐도 뭔가 잔이 밋밋해지므로, 오래가는 얼음이 아무래도 잘 어울리겠죠.
실제로 일행과 담소를 나누며 싱글톤을 세 시간여 정도 즐기는 동안에 싱글볼은 다 녹지 않았습니다.
각얼음은 물론 온통 녹아버렸죠.

싱글톤의 색은 중후한 호박색입니다. 병에 담겨있는 색도 꽤 예쁘지만, 따라놓은 색도 좋은 편입니다.

병뚜껑을 따면 올라오는 은은한 향기가 아주 좋습니다. 강하고 진한 향기가 절로 입맛을 자극합니다.

보통 소주나 싸구려 독주들은 알콜냄새가 너무나 진하고 천박하게 올라옵니다만(고량주 같은 거 말이죠), 싱글톤은 40도 정도의 술이지만 그 향기가 아주 은은합니다.

괜히 18년동안 오크통에서 잠자고 있던게 아니죠.


실 저도 위스키는 블랜디드만 마셔봐서, 싱글몰트는 처음 맛보는 자리였습니다.
발렌타인 같은 경우는 12년산 싱글몰트 제품 하나를 빼면, 모두 블렌디드만 팔고 있으며, 시중에서 손쉽게 구할수 있는 죠니워커도 블렌디드 위스키고, 박정희 전대통령의 애주(愛酒)였던 시바스리갈도 이것 저것 섞어서 만들어낸 술입니다.
처음 맛보는 싱글 몰트 위스키, 사실 큰 기대는 안했는데, 일단 향기가 아주 좋습니다.
빈말로 하는 게 아니고요, 18년 동안 오크통에서 잠들어있던 액체는 뭐가 달라도 다릅니다!
고량주나 소주 같은 싸구려 술에서 나는 지독한 알콜냄새, 소위 말하는 술냄새와는, 그 격을 달리합니다.
이건 정말 향기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의 은은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합니다.
위스키 특유의 알싸함도 존재하지만, 향긋하고 정말 입 안에 군침이 도는 향기가 무척 좋습니다.
저랑 같이 갔던 툐끼는 사실 독주는 잘 마시지 않는 편인데, 싱글톤은 향기가 무척 좋다고 하더군요.
저포함해서 네명의 일행이 모두 향기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좋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같이 한 안주입니다. 사실 저는 위스키는 안주없이 그냥 마시는 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합니다. 되도록이면 맛이 그리 강하지 않은 안주가 좋겠네요.

40도 짜리 독주임에도 꽤 술술 넘어갑니다.

싱글볼은 천천히 녹는 대신, 각얼음처럼 물을 많이 만들어내지 않기 때문에 on the ball 상태에서도 도수가 그대로 유지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혀가 거부하지 않습니다.


기에 취해서 잔에 입을 대면, 40도의 독주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술술 넘어가는 부드러움에 약간 놀라게 됩니다.
저는 애주가에 속하지만 술이 강하지는 않아서 되도록이면 과음이나 독주 같이 "취하는 음주"는 하지 않습니다.
같이했던 일행들 역시 술을 좋아는 하지만 곤드레 만드레 마구 퍼마시는 스타일이 아니었구요.
그런데 다들 잘 마시더군요.
이 독한 술을 다들 두잔씩 비웠습니다.
툐끼는 한잔 더 따랐을 정도에요.
향기만큼이나 맛이 그윽하고 부드러워서, 상당히 놀랐습니다.
위스키를 이것저것 많이 마셔보진 않았지만, 가장 최근에 마셔보았던 발렌타인 17년산과 비교하면, 싱글톤에게 훨씬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상당히 부드러운데다가, 독특한 맛이 있어서 이게 40도 짜리 술이라고는 믿기지 않습니다.
18년 숙성의 위력일까요.
싱글톤의 맛을 말로 표현하자면 글쎄요, 사실 참 좋은데, 말로 하기도 그렇고,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첫맛은 굉장히 향긋하고 그윽하며, 두번째로 위스키 특유의 싸한 맛이 밀려올라오며, 마지막으로는 약간의 알싸한 여운이 남으면서 입안과 코끝에 부드러운 자극을 줍니다.
On the ball로 마셨지만, 스트레이트로 마셔도 풍부한 맛과 향기로 굳이 다른 안주가 필요없습니다.

인적으로는 향과 맛이 깊은 술이기 때문에 안주없이 마시는 것을 권합니다.
굳이 안주와 같이 하시겠다면, 달콤한 맛이 없고 담백한 종류의 음식이 어울릴 듯 합니다.
되도록이면 식사를 든든히 하고 마시는 것이 좋을 것 같구요, 공복에 마시면 안주가 땡겨서 술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게 될 거 같네요.
맛이 약한 치즈나, 크래커, 달지 않은 빵종류, 탄수화물이나 녹말, 짜지않은 음식 등과 어울립니다.

라운 것은 숙취가 없어요!
저는 술자리는 좋아하지만, 술에 약한 관계로 숙취가 잘 옵니다.
숙취에 항상 시달려서 빠르면 술자리 직후, 늦으면 다음날 아침까지 아주 머리가 지끈거리는 통에 술마신 댓가를 톡톡히 치르곤 하는데요, 오 놀랍게도 40도 짜리 싱글톤은 숙취가 없어요.
막걸리나 맥주만 마셔도 머리가 지끈거리는데, 다음날 아침에 너무나 멀쩡해서 일행들에게 물어보니까 숙취를 다들 느끼지 못했다고 합니다.
발렌타인 17년만 해도 사실 약간의 숙취가 있었는데, 싱글톤은 다음날 아침 멀쩡하게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상쾌하기까지 했어요.
딱히 숙취해소음료나, 숙취해소에 좋은 음식을 챙겨먹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역시 비싸고 오래된 술이 좋아요.

집에서 마실 때는 이 동글동글한 싱글볼 구하기가 좀 어려울테지만, 모 쇼핑몰에 가면 동그란 얼음을 얼릴 수 있는 기구를 팝니다. o_O!!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그윽한 황금같은 술입니다.


글톤은 향이 풍부하고, 드라이(단맛이 없는)한 것도 아니면서, 부드럽고 강한, 매력적인 위스키입니다.
딱히 건강상의 문제로 독주를 피해야 하시는 분이 아니시라면, 추천해 드리고 싶은 싱글 몰트 위스키입니다.
싱글 몰트를 처음 접해본 저에게도 아주 만족스러운 경험이었습니다.
블렌디드 위스키에 약간 질리신 분들이라면 싱글톤을 고려해보시는 것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