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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sip/Hell Korea

군대 갔다 온 남자들이여, 피해의식에서 탈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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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속으로(Point Break)라는 영화가 있다.
범죄자와 형사와의 우정을 그린 남성적인 영화.
키아누 리브스가 홀딱 벗고 나오기도 한다.
본 사람들은 다 같이 명장면으로 뽑는, 하늘에 대고 총 쏘는 장면이라든지 하는, 어딘가 남성적인 영상이 가득한 화끈한 영화다.

K-19 The Widowmaker라는 영화가 있다.
해리슨 포드가 핵잠수함 함장으로 등장하는 영화다.
구소련 고물 핵잠수함이, 원자로 냉각기가 훈련 중 고장나는 바람에 대서양 바닷속 한 가운데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는다.
원자로가 폭발하면 잠수함 승무원들이 사망하는 것 정도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 유럽에 끔찍한 환경재앙을 가져올 수도 있는 상황.
마땅한 장비도 대책도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함장과 승무원들의 영웅적 희생으로 결국 원자로 폭발을 막아낸다는 이야기다.
물론 군인들만 한가득 나오는 밀리터리 영화다.

트 로커(The Hurt Locker)라는 영화가 있다.
이라크에서 폭발물 처리를 전문으로 하는 EOD팀 군인들의 이야기다.
이 영화 역시 군인들만 줄창 나오는 밀리터리 영화인데, 아케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을 포함해서 여섯개 상을 휩쓸었다.
전장에 선 인간의 공포와 전쟁이라는 소재에 대한 깊은 성찰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영화 러닝타임 내내 죄 남자밖에 안나온다.
그야말로 군대와 남자들의 이야기라 할 수 있는 영화다.

에서 살펴본 영화들의 감독은 놀랍게도(?) 여성이다.
허트 로커 때문에 언론에서 입방아를 많이 찧어서 익히 알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한 때 제임스 카메론의 부인이기도 했던 캐서린 비글로우(Kathryn Ann Bigelow) 감독이 찍은 영화들이다.
필모그래피를 보면 남성적인 영화들을 주로 찍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군경력이 전혀 없음에도, 비글로우 감독이 찍은 영화들은 남성적이고 강렬하다.
허트 로커 같은 영화를 보면 사선에 선 남자들의 심리가 아주 섬세하고도 자세히 묘사되어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군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공감하면서 볼 수 있는 영화다.
그러면 비글로우 감독이 남성적인 사람인가?
글쎄?
웨이브 진 긴 머리에, 젊었을 시절에는 수잔 손탁과 같은 예술가이자 반전평화운동가에게 사사받았고, 예술 학교에서 일하며 직접 예술을 가르치기도 한 사람에게 마초적이라느니 남성적이라느니 하는 딱지를 붙이기에는 좀 머뭇거려지지않나?

국사회의 군대에 대한 컴플렉스, 특히 군필자들이 가진 피해의식은 대단히 심각하다.
"안상수 보온병 포탄 소동과 병영사회 대한민국"을 적고 나니, 글을 쓴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첫번째 댓글로 달린 내용이 아주 가관이다.
반전과 평화를 이야기하면 대뜸, "너 군대는 갔다왔냐"고 한다.
반전과 평화를 이야기하면서,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의 마초적 사고방식을 비판하면, "군대 안 가서 그렇다"는 둥 "군대는 신성한 국방의 의무"라는 둥 하는 헛소리로 응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성이 군대의 폭력성과 군대로 인해 생기는 사회적 병폐 및 부조리에 대해서 논하면 "안 가본 년들이 뭘 아느냐"는 공격이 이어진다.
심지어는 "여성들은 군대를 갔다오지 않았기 때문에 군대에 대한 컴플렉스가 있다"는 소리를 하는 얼빠진 놈들도 있다.
이런 부류는 자신들이 피해자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며, 자신들이 군대에 갔다왔으니 '우월한 계급'인양 행동한다.
군필자 내부에서도 이런 허위의식的 계급은 어김없이 적용된다.
해병대 특유의 다른 군을 무시하는 문화가 아주 대표적이다.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니!
또한 육군이나 공군등을 만기제대한 사람들은 공익근무를 마친 사람들을 업신여긴다.
똑같이 군역을 마쳤음에도 그 안에서도 지들끼리 도토리 키재기를 하는 한심한 꼬라지가 아닐 수 없다.

대는 국가가 강제하는, 국가권력유지를 위한 통치수단이다.
의무라는 것은 국가와 국민들의 계약관계에서 국가가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강압의 하나다.
호구지책이나 혹은 자신의 내면적 성취를 위해 군에 직접 자원한 이들이나, 직업군인이라면 모르겠지만, 징집되서 끌려간 군필자들은 국가권력의 희생자나 다름없다.
가련한 피해자인 군필자들이 정작 술자리에서는 "내가 군대에서 말이야..."라는 허풍을 친다.
군대에서 고생한 이야기, 군대가 엿같다는 이야기 늘어놓기를 좋아하면서도, 군대를 다시 가라면 손사레를 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
남자들의 최악의 악몽이 군대에 다시 입대하는 꿈이라지 않는가.
이렇게 군대가 나쁜 곳이라는 자각이 있으면, 다른 사람들을 못가게 해야 하는게 맞는거 아닌가?
군대가 나쁜 곳이며 그곳에서 고생한 이야기는 자랑삼아 늘어놓으면서 "군대 가야 인간 된다"는 소리를 한다.
그렇다면 군대에 가지 못하는 장애인이나 여성, 외국인들은 '인간'이 아니란 말인가?

대에 피같은 2년의 청춘을 바친 그 억울함이나 피해의식, 나아가 고생 했으니 알아달라는 마음을 나라고 모르는 건 아니다.
나 역시 2년여를 군대에서 보내며 결국 꽉 채우고 만기제대한 사람이므로 누구보다도 잘 안다.
이렇게 경험으로, 온 몸으로 군대가 나쁜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면, 다른 사람들이 군대에 가는 것을 안타까워해야하고, 나아가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더불어 국가권력에 의해 살인기계로 2년여를 보냈다는 '피해자'로서의 자각이 있다면, 더욱 더 후배들과 이제부터 태어날 아이들에게 군대를 물려주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어야 정상이 아닌가?
군대에서 배운 잘못된 허위의식에 사로잡혀, 제대 후에도 군대식으로 사고하고 나아가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고, 미필자들을 비하하는 사람들이 한국사회에 많다는 사실은 참으로 안타깝다.

히 이런 군대 컴플렉스, 허위의식에 사로잡힌 남성들이 여성에 대한 공격을 일삼는다.
군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가보지도 않은 게 뭘 아느냐"는 식이다.
하지만 군대에 가보지 않아도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 마냥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는 "군대와 전쟁"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만약 한국의 여류 감독이 군대와 전쟁에 관한 영화를 찍었다면 반응이 어땠을까?
해보지 않았으니 말도 꺼내지 말고 너는 이해도 못할 것이란 사고방식이야말로,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각하의 그것 아닌가?
해보지 않아서 모른다는 논리라면, 모든 사람들이 경험해 보지 못한 일들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할 것이다.
허위의식에서 벗어나자.
군대에 갔다온 것은 자랑스러워 해도 되지만, 그것을 빌미로 갔다오지 않은 사람들에게 폭력을 휘둘러도 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부정한 방법으로 군역을 회피하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는 옳지만, 정당하게 면제받은 사람들까지 군대를 갔다오지 않았으니 입을 다물고 있으라고 하는 것은 분명 폭력이다.
이제 정신차릴 때도 되지 않았나?
앞으로 태어나는 아이들에게도 2년 군대 병정놀이나 시켜가며 시간낭비를 시켜야 속이 시원하겠는가?
돈없고 빽없는 사람들만 끌려간다고 분개하면서도 "군대는 가야한다"고 말하는 이중잣대, 어딘가 이상하다는 생각 안하는가?
군대에서 젊은이들이 허무하게 목숨을 잃어가는 광경을 보면서 "군대가 필요하다"는 말이 당당히 나오는가?
제발 자신의 피해의식을 남에게 강요하는 짓은 그만두자.
솔직히 말하자.
군대가 싫고, 군대는 없어져야 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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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럼 2010.12.01 20:31

    군대를 없앱시다.
    일부는 공감이 가는 내용이지만 너무 편협적으로 생각하시는 것은 아닐까요?
    잘못된 사람은 분명히 있습니다. 군대에 대해 허위의식이 있는 사람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데 군대를 없애자는 것은 무슨 생각입니까?
    군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면 잘못된 부분을 개선하면 되는 것이지, 군대 자체를 없애자고 하는 것은 빈대 잡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꼴입니다.
    그러다 '군대에서 젊은이들이 허무하게 목숨을 잃는' 것처럼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허무하게 목숨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뭐랄까, 좀 사고가 극단적이시네요.

    • 애묘주의자 FROSTEYe 2010.12.01 20:33 신고

      군대는 없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없애는 것이 힘들면, 적어도 가고 싶은 사람들만 가게 하는 것이 옳겠죠.
      뭐든지 가장 이상적인 목표를 세우고 하나하나 이뤄나가야 합니다.

  • 2011.03.01 15:21

    군대를 없애자니;;;

    과거 역사를 보면 알수 있듯이

    자주국방력이 없을경우 수많은 침탈과 불과 1945년까지만 해도 일제강점기 시대를 겪어왔는데
    세계2차대전이 일어난게 불과 70년전 일입니다. 앞으로 70년 님의 자손들이 전쟁을 겪지 말라는 법이 없죠.
    만약 전쟁이 발발한다면
    그리고 대한민국에 군대가 없다면 앞으로 님의 가족과 친구 나아가서 대한민국 국민모두가 편안하게 발뻗고 잠을 청할수 있다고 생각하는겁니까?

    님이 지금 이렇게 블로깅 하는것도
    열심히 군복무 한사람들과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피를 흘린 사람들이 만들어낸 현재의 결과라는걸 잊지마십시오

    • 애묘주의자 FROSTEYe 2011.03.03 00:15 신고

      저도 군복무했답니다.

      그리고 군사력이 국제정치의 큰 축을 차지하지만, 모든 것이 아닙니다. 실질적 군사력이 보잘 것 없는 나라들도 다들 잘 살고있어요.

  • 2011.03.01 15:47

    단순히 군대에 갔다와서 허풍치는게 싫어서 군대가 없어져야 한다는 글로 밖에 안보입니다

    물론 허위의식, 잘못된 군대문화등 고쳐야 될게 많은건 확실합니다.

    하지만 군대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신부분은 위험한 사고라고 보네요

  • 민동수 2011.03.01 16:37

    ㅇㅇ 군대는 없어져야하는게 맞는 말임. 근데 북한도 같이 없애야하는거임. 나능 자유민주주의가 좋음 ㅋ 아 그리고 나 군대 열라 좋음 ㅋ 왜냐면 사회적 병폐니 뭐니 막 그렇게 열올리시는 분들 보면... 레알 군인 싸잡아서 욕하긔 ㅋㅋㅋ 나 군대 다시가라면 다시 갈수 있음. 이젠 어떻게 뺑끼치는지 알겄거덩~ ㅋㅋㅋㅋ

  • 김씨아저씨 2016.01.14 17:25

    이상주의자 시네요. 계급이 피해의식을 만들기도하지만 피해의식이 계급을 만들기도합니다. 군대는 타인의 이기심에 대한 자기방어가 집단적인 형태로 구성된 것 뿐입니다. 세상모든 군대를 없앤다고 세상이 달라질거란 생각은 좀 본말전도 아닌가요. 사람이 먼저 달라져야 군대가 없어지는 겁니다. 세상이 복잡해놔서 무조건 이상주의를 집단에 투사한다고 꼭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건 아닙니다. 블로그에 쓰셨으니 이런말은 제가 좀 오지랖이긴 하네요.^^;

  • 김씨아저씨 2016.01.14 17:46

    여자도 뭐든 할 수 있습니다만, 아는 것과 겪는 것은 다를겁니다. 알기라도하면 다행이죠. 요즘은 군대도 수직적 꼰대문화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네요. 사람이 바뀌면 환경도 서서히 변하는거죠.

  • 김씨아저씨 2016.01.14 18:13

    밀리터리를 떠나서 정치, 종교 같은 이상적인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인곳에 들어가면 겉으로는 이상적일 지언정 오히려 더 싸우고 더 세속적인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여럿 보입니다. 그런사람들은 더 계급적이고 다른사람들에게 피해의식을 만드는 언행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단지 배운사람들이라 누적된 방법이 세련되고 교묘하고 저항하기 힘들 뿐이죠. 그렇지않으면 자기들끼리도 유치하다고 비웃습니다. 이런 예가 있듯 시스템이 사람들의 합의하에 바뀌려면 먼저 개개인이 그런것에 의존하지 않도록 바뀌어야하는 거죠. 남녀평등 좋습니다만 어느쪽이든 권리만 누리려는 사람들 때문에 본래 취지가 흐려지는 겁니다. 거기에 대한 자기방어가 어떻게 표현되는 건지는 식견이 좁은 저는 아직 모르겠네요. ^^;

    • 애묘주의자 FROSTEYe 2016.01.15 15:35 신고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군대가 없어져야 한다는 건 물론 이상론이고 현실적으로 당장은 힘들겠죠.

      그러나 군대가 있는 사회보다는 없는 사회가 더 좋을 거라는 건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