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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sip/Other

요 며칠...

나와 내 물건들이 부서지거나, 망가지거나, 없어지거나 하고 있다.
필요해서 찾으면 안 나오거나, 망가져 있거나...
얼마나 좋은 일이 생기려고 이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액땜이라고 치고 빨리 잊어야겠지?

1.
인터넷이 끊겼다가 다시 개통을 했는데, 그와 동시에 심각하게 느려졌다.
KT에 한 번 전화를 해서 신호 리셋을 했는데도 꽤 느렸다.
결국 다시 전화했더니, 수리기사가 왔다.
기사는 키는 작았지만 꽤 귀여운 스타일이었다.
아무튼 기사는 좀 만져보더니, 공유기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런, 내가 왜 그 생각은 못했지?
과연 테스트 해 보니, 공유기에 물리면 속도가 심각한 수준이었다.
지금은 PC 한 대만 쓰고 있으므로 별 문제가 없지만, 곧 노트북을 업어올지도 모르기 때문에 공유기 AS를 받아야 할 것 같다.

앞으로 애니게이트 제품은 다시 안 살 것 같다.
AS 해주는 경과와 결과를 좀 지켜봐야 할 것 같기는 하지만, 아무 짓도 안 하고 테이블에 놔두고 썼던 기계가 고장나는 걸 보니 믿음이 가질 않는다.

2.
어찌저찌 연이 닿아서 진보신당 심상정 경기 도지사 후보 사무실에 사진을 찍으러 갔다.
심상정 후보 사무실은 홍대 부근에 있다.
그런데 다름아닌 이범씨가 와 있는 것이 아닌가.
모르는 사람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상장과 동시에 교육관련 주식 중 제왕의 자리를 차지한 메가스터디의 창립 멤버.
대한민국 스타 강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가 어느 날 홀연히 교육 운동가가 되어, 지금은 무료로 강의를 하면서 교육 개혁을 부르짖고 있다.
정말 교육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라 할 수 있는 분이다.
깊은 이야기를 하지는 못했지만,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고나 할까?
차는 랜드로버를 타고 다니시더라.
사진 찍으면서 느꼈던 것은, 음, 눈이 너무 작으시더라는 거... ㅜ_ㅜ

눈 감은 사진이 절대로 아님.... ㅠ_ㅠ (c) FROSTEYe. ALL RIGHTS RESERVED.



3.
원래 홍대에 있는 심상정 경기도지사 후보 사무실에는 자전거를 타고 가려고 했지만, 자전거 튜브가 펑크가 나는 바람에 그러질 못했다.
사진 촬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자전거를 고치기로 했다.
예전에 사 둔 튜브가 있을 줄 알았는데, 아마 다 써버린 모양이다.
이리 뒤적 저리 뒤적여도 나오질 않는다.
결국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후지바이크로 향했다.
후지바이크는 가격이 좀 비싸지만, 집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 있고 부품을 다양하게 갖춰놓고 있어서 울며 겨자먹기로 급할 때 종종 찾는 가게다.

내 자전거는 싸구려 하이브리드다.
하이브리드 자전거란, MTB와 싸이클의 중간에 위치하는 녀석으로, 대부분의 부품은 MTB와 공유하지만 타이어가 싸이클과 MTB의 중간에 가깝다.
MTB와 비교하면 타이어 폭이 꽤 얇기 때문에 포장된 도로에서 속도를 내기 좋으며, 비포장 도로에서도 어느 정도는 견뎌주기 때문에 만능형 타입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이 자전거를 샀을 때는 하이브리드가 생소하던 시절이어서 부품을 구하기가 힘들었다.
몇년 전 타이어가 찢어져서 타이어를 갈 때의 일.
원래 앞 뒤로 34C 짜리 타이어인데, 후지바이크에 34C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38C짜리로 뒷 타이어를 갈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후지바이크에서 보니 타이어들도 꽤 많은 종류가 들어와 있었고, 하이브리드 완성차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많이 들어와 있었다.
암튼 아무 생각없이 34C 튜브를 거금을 들여(정말 곧 굶어죽을 정도로 돈이 없다 ㅠ_ㅜ) 사왔는데, 음, 타이어는 38C였던 것이다...
뭐 튜브가 잘 견뎌주기를 바라는 수 밖에.
아니, 비싸니까 잘 견디지 안으면 안 된다!!!

4.
튜브를 사 가지고 집에 왔다.
공구를 찾기 위해 서랍을 뒤적이다가 모니터를 좀 돌렸는데, 이 때 PC와 연결된 모니터 D-SUB선이 좀 움직였다.
이것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PC가 갑자기 다운되는 것이 아닌가?
재부팅하니 뭔가 문제가 있다고, bios buzzer가 beep음을 삑삑 하고 울려댄다.

What the F*CK...

AMI 바이오스에서는 비프음의 횟수로 어디에 이상이 있는지를 알려주는데, 이거 평소에 그런 걸 일일히 적어놓는 사람이 누가 있으랴.
결국 원인불명의 고장을 확인한 시간이 오후 7시 30분 무렵.
문제는 이 때의 상황이다.

- 교통카드에 충전된 금액이 바닥나 있었다.

- 지갑에 현금이 2,000원 밖에 없었다. 거금을 주고 자전거 튜브를 사오느라 돈을 다 쓴 것이다.

- 현금 지급기로 돈을 인출하려면 인터넷 뱅킹을 해야했다.

- 텔레 뱅킹도 오래 사용을 안 해서 정지상태였기 때문에, 오직 인터넷 뱅킹을 해야했다.

- 오후 9시에 약속을 잡았는데, 늦어도 8시에는 출발해야 했다. 그런데 7시 30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후우...
결국 PC와 자전거를 동시에 고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일단 자전거를 고치는 것이 더 합당해 보였다.
PC는 고장의 원인도 알 수 없는데다 고치려고 들면 시간이 꽤 걸리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고치면 일단 약속장소에는 어떻게든 나갈 수 있으므로 자전거 튜브를 갈기 시작했다.
38C 타이어에 34C용 튜브를 갈아끼우며 눈물을 흘렸다.

제길.

5.
튜브를 갈아끼우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일단 구입한지 몇년이 지난 낡은 자전거는 여기저기 문제 투성이였으므로, 내 목숨을 맡길 수 있을 정도로 만들지 않으면 안 됐었으니까.
수리가 손에 익은 것도 아니어서 시행착오를 좀 거듭한 다음 수리를 마쳤다.
약속 장소는 신촌 기찻길 부근이었다.
몇 달 동안 운동도 못했고, 제대로 먹지도 못했기 때문에 체력은 당연히 바닥을 치고 있었고, 이런 체력 덕분에 속도가 쉽게 나지 않았다.
헉헉 거리면서 약속 시간에 늦지 않게 노력했지만 결국 9시 20분경에 도착.
한 시간이 약간 더 걸린 것 같다.

6.
약속장소는 신촌 기찻길 부근의 스위트롤이라는 가게.
프로레슬러이자, 엽기일본어의 저자이기도 하고, UFC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하며, 아무튼 뭔가 대단히 여러가지 일에 다재다능한 김남훈(트위터) 씨가 영업본부장을 하고 있는 가게다.
밑에서 적겠지만, 친했던 재성형과 무척 닮았다.
외모나 성격에서부터 박학다식한 것고 그렇고, 열정적이며 활달한 것도 그렇고 나이도 비슷하다.
롤케잌을 파는 가게였는데 맛있었다.
조만간 맛집으로 소개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직업을 갖고 있는 제제셈(트위터)이 별명인 분과도 같이 했는데, 무척 놀랐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젊은 감성과 미모(!)를 지니신 분이셨다.
좋은 분들을 만나서 기분이 좀 나아진 것 같다.

7.
제제셈과 나는 영업본부장님의 안내로 신촌 스위트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일본풍의 술집 오시리야(우리말로 하면 엉덩이집)에 갔다.
영업본부장님은 물류 업무 관계로 함께 하지 못해서 아쉬웠다.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제제셈에게 고마웠다.
나이가 좀 있으신 분이시지만 술은 안 하셨는데, 여러가지로 아픔이 많았을 테지만 구김살 없는 행복해 보이는 분이었다.
부러웠다고나 할까?

술집 분위기는 참 재미있었다.
술집은 좁아서 이야기 소리가 다 들릴 정도였고, 우리가 나올 때 까지 빈 테이블이 없을 정도로 손님이 끊이질 않았는데, 금발벽안의 남녀 외국인이 영어로 사케니 뭐니 중얼거리고 있는 테이블도 있었고, 우울해 보이는 남자들 끼리 앉은 테이블도 있었고, 제일 웃겼던 것은 바로 옆 테이블이었다.
술이 얼큰히 취한 (누군가와 헤어졌다는) 여자 30살 '기자'와 머리에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차장이라는 남자가 서로 대작을 하고 있었다(그들의 술값은 7만원도 더 나왔다. 하도 많이 나와서 술집 직원이 친절히 내역을 설명하더라).
여자의 코맹맹한 고음과, 남자의 경박한 목소리 덕에, 그 둘의  대화 내용을 듣기 싫어도 다 들을 수 밖에 없었다.
차장이라는 남자의 목적은 뻔해 보였다.
가정이 있을 법해 보이는 나이인데, 30 먹었다는 부하 직원을 어떻게든 구워 삶아 보려고 노력하는, 속이 투명하게 들여다 보이는 아주 '해맑은' 남자였다.
여자의 집은 가까운 곳이었던 모양인데, 너네 집으로 가서 술을 먹자느니, 귀엽다느니.
여자는 나 쉬운 여자가 아니라느니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도 술에 취해 혀 꼬부라진 소리로 차장이라는 남자를 붙들었고 결국 그 둘은 같이 술집을 나섰다.

보통 이런 경우, 남자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 했다면, 여자는 상처받고, 같은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이라면 그 결과는 더 나쁠 것이다.
두 여자에게 배신당하고 꽤나 더러운 꼴을 본 뒤끝에, 저런 걸 보니 그냥 쓴 웃음이 나왔다.
세상은 이렇게 돌아가나보다, 라고 생각했다.

아, 문제는, 거기 종업원이 내 가방에 붙어있던 경고등을 떨어뜨려서 안에 들어있던 건전지 하나가 달아나버렸는 것이다.
물론 건전지는 꽤 많이 있지만서도, 좀 짜증이 났다.

8.
오랜만에 자전거를 너무 무리하게 탄 덕분인지, 꽤 오래 잤다.
할 일이 태산인데.
큰일이다.
덤으로 온 몸이 쑤신다.

9.
마도로스가 되었던 재성형이 돌아왔다.
작년 7월에 배를 타고 말 그대로 세계를 여행 한 끝에, 한국으로 돌아온 것이다.
앞서 가던 탱커가 해적에게 납치당했다는 소식을 선상에서 들었다는데, 그게 한국 국적인 줄을 몰랐다 한다.
마음 아픈 일이 있었던 때문에 형 생각이 꽤 많이 났는데, 참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아니 이 경우엔 좀 안 어울리나? 어쨌든 생각이 많이 나던 차에, 무사히 한국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기분이 좋다.
조만간 만나서 신나는 바다 이야기를 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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