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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sip/Hell Korea

백지영과 나훈아 사이, 그리고 에일리

훈아 씨가 악성 루머에 시달린 적이 있습니다.

여배우 김모 씨와 통정을 하다가, 김 씨의 뒤를 봐주던 야쿠자들에게 거세를 당했다는 자못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뭇 사람들의 입과 손가락을 오르내리며 화제가 되었죠.

나훈아씨가 자청하여 기자회견을 열고, 강렬한 퍼포먼스와 함께 사실이 아니라며 극구 부인하고 나서야 좀 진정이 되었습니다.

기자회견 당시 나훈아 씨의 당당한 퍼포먼스는 두고두고 인구에 회자될 명장면이었죠.

그런데 아직도 믿고 있는 분들이 꽤 있더군요...  ^('ㅅ')^

진짜로 벗진 않았기 때문에...

물론, 진짜로 벗었다면 공연음란죄 현행범이었을테지만요.

 

역시 국민 오빠! (이미지 출처: http://tpgod.blog.seoul.co.kr/32 시간을멈추게하는사나이! 블로그)

 

내가 여기서 벗으면 믿겠느냐면서 책상 위에 오른 나훈아의 퍼포먼스. 그 당당함 하나만으로도 화제였습니다. (이미지 출처: 해럴드 경제)

 

 

보다 훨씬 오래 전, 백양 비디오라는 것이 화제가 됐었죠.

인기 절정을 달리던 가수 백지영 씨가, '구남친'이 퍼뜨린 동영상 하나로 침몰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재기에 성공, 결혼하여 행복한 신혼을 보내고 있지만...

당시에 백지영 씨 사건은 전례가 없는 것이어서 더욱 관심의 대상이 됐습니다.

백지영 씨는 이 사건 후로 한동안 사회적으로 사망한 것과 다름없는 세월을 보내야 했습니다.

 

당시 기자회견을 하며 울먹이는 모습입니다. 재기에 성공했다고는 하지만 이 때 모습은 지금봐도 안타깝네요... (이미지 출처: 조선닷컴)

 

당시 기자회견에서 백지영 씨는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자기는 아무 잘못한 것이 없는데 말이죠.

굳이 죄목을 찾으라면 전남친이 인간 쓰레기였다는 것 정도겠죠.

 

 

"나이든 남성"과 "젊은 여성"이라는 카테고리를 대표하는 연예인들이 기자회견에서 보였던 행동은 이렇게 사뭇 달랐습니다.

자신의 성적 매력을 은근히 과시하는 듯한 퍼포먼스와, 잘못한 게 없는데도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며 터뜨린 울음 사이에서, 우리 사회의 삐뚤어진 성관념과 양성차별을 읽을 수 있습니다.

백지영의 "섹시함"을 소비하던 대중들은 백지영 씨의 진짜 "섹스" 테이프를 맞딱드리자 돌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잘못은 전남친이 하고 피해는 여성이 뒤집어쓰는 이 삐뚤어진 의식수준... 참... 후지죠.

 

 

 

 

 

근에는 에일리라는 가수의 벗은 사진이 인터넷에서 떠돌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나쁜 짓을 한 것은 역시나, 구남친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소속사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그런 사진을 찍지 말았어야 했다"는 비난이 쏟아지는 모양입니다.

결국 나쁜 짓을 한 것은 구남친인데, 또 피해는 에일리가 입고 있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죠.

에일리의 섹시함을 소비하던 대중들은, 에일리의 진짜 벗은 사진을 손에 들고는 역시나 신이 나서 돌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백지영 씨가 고생을 하던 시절에서 10년도 더 지났지만,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참 발전이 없네요.

 

성폭력 피해자에게, "니가 옷을 야하게 입고 품행이 바르지 못해 당한 것이다"라고 하는 것과 똑같죠.

잘못해서 벌을 받아야 할 것은 가해자입니다.

피해자가 아니라.

 

 

통죄라는 법률이 있습니다.

배우자를 가진 사람이 이성과 정을 통해, 성기결합이 있었다는 사실이 증명되면 국가가 처벌해주는 아주 전근대적인 법률입니다.

보통 쌍방이 처벌되므로 언듯 기계적으로는 공평해 보입니다.

하지만 한국 사회의 여성은 잘못한 게 없는데도 이렇게 욕을 먹습니다.

하물며 간통 같은 건에서는 어떨까요.

기계적 중립은 결국 약자를 배제한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강자의 편을 들어주는 편파적 행위입니다.

간통죄 같은 기계적 쌍방처벌 법률이 여성 인권 탄압에 지금껏 얼마나 크게 기여했을지 상상만해도 끔찍하죠.

남자는 스캔들이 터지면, 바지 벗으리?라고 외쳐도 오히려 화제가 됩니다만,

여자는 자기가 잘못하지도 않은 일에 조신하지 못한 년이라는 질시어린 시선이나 받아야 하니...

 

참 이 나라에서 여자로 살기란 전쟁과도 같은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