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으로 향하는 김상곤 전 교육감. 왼쪽으로부터 곽노현 방송대 교수, 김상곤 前 교육감, 심상정 진보신당 전 대표.


지난 4월 27일 김상곤 전 교육감[각주:1]에 대한 1심 재판이 수원 지방 법원에서 열렸다.
바깥 출입을 했던 분들은 아마 이 날의 날씨가 보통이 아니었다는 걸 기억하실 듯 하다.
아침에는 비가 오락가락하더니, 비가 그치는가 싶어서 보니 강풍이 불어서 이것 저것 넘어지고 날아가고, 낮 기온은 12도에 바람까지 불어 내일 모레가 5월 인데도 손이 시릴 정도였다.
봄은 봄이되 봄 같지 않다하더니, 인간사에 날씨도 맞춰주는지는 몰라도, 춘래불사춘이란 정말 딱 이런 모양새가 아닌가!

김상곤 전 교육감은 "시국선언 교사"들에 대한 교과부의 징계 요청을 묵살했는데, 교과부에서는 이에 대해 (빨리 징계하라고) 직무이행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김상곤 전 교육감은 이를 재차 무시하고 시국선언 교사들을 징계하지 않았다.
그러자 교과부는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김상곤 전 교육감을 기소했고 결국 법정에서 시비를 가리는 사태까지 오게 된 것이다.
이른바 진보 교육감으로, 무상급식 등의 진보적 정책을 야심차게 추진하려던 김 전 교육감은, 약 1년 남짓한 교육감 재임 기간 동안 경기도와 교과부의 집중 견제, 아니 견제를 넘어선 위협을 받으며 지냈다.
경기도의 부패한 교육위원들은 사사건건 방해 및 거부권을 행사했고, 교과부는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김상곤 전 교육감은 이러한 힘겨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교육감의 직무를 수행했기에, 뜻 있는 시민과 단체들로부터 많은 지지와 성원을 받았다.

김상곤 전 교육감이 법정에 들어서기 전, 수원지법 현관에서 기자들을 향해 발언을 하고 있다. 김상곤 전 교육감과 심상정 진보신당 전 대표는 천안함 사고 희생자들을 애도 하는 의미에서 근조 리본을 착용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경기도 지사로 나선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후보이다.
유시민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무상급식에 반대한 전력이 있으나, 최근에는 말을 바꿔 무상급식을 찬성한다며 공약으로 내걸겠다고 했다.
또한 김상곤 교육감이 추진한 혁신학교 등의 정책[각주:2]을 고스란히 '날로 먹으려' 하고 있는데, 정작 김 전 교육감의 1심 재판일이던 이 날 유시민 후보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상곤 전 교육감이 수원지법에 도착하기 전, 법원의 공정한 재판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있었다.

심상전 진보신당 전 대표도 한 마디 거들었다. 김상곤 전 교육감의 핵심정책을 받아들이겠다는 야권의 나머지 후보들은 보이지 않았다.

김상곤 교육감이 주차장을 이동하기 시작 할 때 뒤늦게 등장한 민주당 김진표 후보. 참고로 민주당 김진표 후보는 사무실이 수원지법과 꽤 가까운 곳에 있다. 일찍 올려면 얼마든지 일찍 올 수 있었을텐데...


민주당 김진표 후보는, 수원지법과 사무실이 아주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재판이 시작되기 직전인 10시 무렵이 되어서야 나타났다.
심상정 진보신당 전 대표는 이미 한 시간여 전 부터 기다리고 있었지만, 기자들은 급하게 달려 온 김진표 후보를 더 주목했다.
아무래도 민주당을 등에 업고 있는, 야권 후보로는 가장 강력한 조직을 배후에 가진 후보이다보니 그런 것이겠지만, 얄미운 감정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참 세상 간사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
뭐, 아예 코빼기도 비추지 않은 유시민 후보 보다야 낫다고 해야 할려나?

재판에서는 기소 측의 증거가 불충분하고 억지스럽다 하여 피고(김상곤 전 교육감)측은 물론 재판부에서마저 그 점을 지적할 정도였다.
물론 이제 겨우 1심이긴 하지만, 돌아가는 꼴을 보아하니 떡검에 이은 性검, 색검, '콜검' 타이틀 까지 붙게 된 검찰에 또 하나의 오점이 추가되지 않을까 싶다.
이번 재판을 비유하자면, 경기도청에 근무하는 공무원 몇 사람이 잘못했다고 대통령이 처벌하라고 성화를 내는 것과 비슷하다 하겠다.
도청소속 공무원의 처분은 도지사가 하는 것이며 특히 징계권은 고유권한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의견을 낼 수는 있겠지만 명령까지 내려가며 강제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교과부는 월권 행위가 될 수 있는 무리수까지 두어가며 김 전 교육감을 압박하고 있는데, 재판부가 상식적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한다면 이번 재판은 자연히 김 전 교육감의 무죄로 끝날 것이다.

유난히 바람이 잦고 날씨가 추웠던 이 날.
민주 교육감이라 불리던 사람이 재판정에 불려가서 온갖 고초를 당하는 꼴을 보고 있자니, 참 씁쓸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이런 쪼잔하고 치사한 정권이 아직도 50% 가까운 지지율을 얻고 있다는 점도 새삼 쓰라리게 다가오는 하루였다.

  1. 前 교육감인 이유는, 이번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김상곤 씨 스스로가 얼마 전 교육감을 사임했기 때문이다. 노파심에서 적어두지만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에 대해 어떠한 행정처분이나 처벌이 내려진 적은 없다. [본문으로]
  2. 이는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가 예전부터 주장하던 것으로, 심상정 캠프의 主 공약 중 하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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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rackback 김상곤 전 교육감 재판에 다녀왔습니다. | 2010/04/28 04:46 From 심상정 블로그 | DELETE
    검찰의 김상곤 교육감 기소는 애초부터 정치검찰의 오명을 확인시켜준 기소였습니다. 한나라당과 김문수 지사의 온갖 방해에도 불구하고 오직 국민만을 믿고 무상급식을 비롯한 교육혁신을 추진한 김상곤 교육감에 대해서 괘씸죄를 적용한 것입니다. 국민들의 신뢰를 한몸에 받고 있는 김상곤 교육감이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필패의 요인이 될까 두려워 벌인 정치적 기소였습니다. 4월 27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김상곤교육감에 대한 법원의 공정한 재판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1. Comment spinball | 2010/04/28 10:08 |  Perma.LINK /  MODIFY or DELETE /  REPLY
    김상곤 현 교육감 아닌가요? 임기중이신걸로 알고 있는데요.
  2. 추하네요. 자기들의 이익을 뺏기지 않기 위해 교육감이 추진하는 공약들은 몽땅 반대하고 선거철 되니까 갑자기 무상급식 찬성하는 경기도 의회 의원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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