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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을 위한 변명

 1.

난 3월 5일(금요일) 조선일보 90주년 축하연이 열렸다.
각계각층에서 1,500여명이 참석했다고 하는데, 이 자리에 참석한 인물들의 면면(조선일보 기사, 참석자 명단은 여기)은 링크를 클릭하면 자세히 볼 수 있다.
조선일보 링크를 클릭하기 귀찮은 사람을 위해 간략히 열거해 보자면 아래와 같다.

김영삼, 전두환, 정동영, 문국현, 류근찬, 박지원, 정세균, 정운찬, 고건, 오세훈, 정몽구, 구본무, 최태원, 하지원, 한명희, 소녀시대, 유인촌, 안성기, 최불암, 임권택... (기준없으며 無順)

여야의 정치인은 물론 경제인, 스포츠스타, 배우, 가수, 주한 외교관 등 잘 나간다 하는 사람들은 모조리 조선일보의 90주년 축하연에 모습을 드러냈다.

삭제될 경우 대비하여 백업, 클릭하면 열립니다.


흰 장갑을 끼고 떡 케이크를 자르며 조선일보 90주년을 축하한 그 수많은 인사들 중, 유독 한 사람의 정치인에게 큰 비난이 쏠리고 있다.
다름아닌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다.

 2.

보신당 자유게시판은 난리가 났다.
어떻게 당대표가 '그런 자리'에 나갔느냐 하는 온건한 의견도 있지만, '토 나온다 역겹다', '좆선알바로 취업했냐'는 원색적 비난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1 .
시쳇말로 '게시판 점유율 100%'다.
이런 비난의 기저에는 유아적 흑백논리와 히스테리가 도사리고 있다.
아주 간단한 삼단논법이다.

- 조선일보는 나쁘다.
- 노회찬은 조선일보 축하연에 갔다.
- 노회찬도 나쁘다.

그리고 자신들이 노회찬을 지지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자신들의 논리를 노회찬에게 투영하여 강요하면서 유아기적 히스테리를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트위터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해명해야 한다는둥, 대실망이라는둥 온갖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진보신당측에서는 '초청장이 와서 갔다'라고 간단하게 코멘트했다2 .

 3.

치9단이라는 '슨상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 들어가서 제일 먼저 만난 난관은 바로 공무원 관료사회였다.
지난 50년 동안 수구세력의 지배하에 있었던 공무원들이, 국민의 정부가 그냥 지나가는 바람이겠거니 하고는 복지부동 자세로 꼼짝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런 공무원 조직을 잘 다독이고 포용치 않았으면, '모범운전'으로 비유되는 IMF 조기탈출이나 IT 산업 부흥 같은 치적은 이뤄내지 못했을 것이다.
결국 정치라는 것은 상충하는 문제를 얼마나 잘 풀어내는가, 즉 타협과 분배의 기술이다.

우리는 '정치인' 노회찬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가?
그는 진보신당이라는 공당의 대표이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정치인이다.
학자나 예술가처럼 자신의 내면적 가치만을 내세울 수 있는 입장에 있지 아니하며, 타협과 대화의 기술이 절실히 필요한 자리에 있는 사람이다.
언제까지나 주먹을 휘두르며 청렴결백을 자랑으로 삼아 골목대장 노릇을 할 수는 없다.
민주노동당처럼 시대착오적 종북주의와 운동권 사고방식에 젖어 "내 친구 아니면 모두 적"이라는 교조주의를 고집할 때는 더욱 더 아니다.
정당의 목적은 정권창출이며 진보신당도 지금은 비록 미약하나 어디까지나 정권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정치집단'이고 노회찬은 그 당의 대표인 것이다.

 4.

보신당을 지지한다면서도 노회찬 대표의 이번 조선일보 90주년 축하연 참석을 비난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불편한 것은 그들의 주장에 논리적인 타당함이 없기 때문이고, 무엇보다 그것이 위에서 설명했듯 어리숙한 투정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비난하는 자들이 실제로 진보신당을 지지하는지도 알 수 없거니와, 오히려 초대장이 왔는데도 조선일보라 하여 참석을 거부함은 꼿꼿해 보이는게 아니라 답답해 보일 것이다.
또한 각계각층의 인사와 더불어 '적'이라면 '적'일 수 있는 조선일보의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런 자리에 나아가 귀를 기울이는 것도 정치인이라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아니, 굳이 정치인이 아니라도 필요한 일이다.

결벽증에 가까운 이런 반응들은 자칭 진보를 자칭하는 자들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점을 잘 드러내고 있다.
쉬운 말로 하자면 "지 혼자 잘났다"는 것이다.
오히려 수구꼴통이라 불리는 친미사대주의자들보다도 더욱 더 공격적이고 답답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진보라는 가치를 외치고 있으니 안타까운 역설이다.
불의와는 타협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은 아름다우나, 그것도 때와 장소 및 그 대상을 가릴 일이다.
그 아름다운 강개를 조선일보 90주년 축하잔치에 갔다는 이유만으로 노회찬에게 욕설로 쏟아내야 할 이유가 있는가.

 5.

자리에 있던 민주당 정치인들, 이를테면 정세균이나 정동영에게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그만큼 노회찬이라는 정치인에 쏟아지는 관심과 애정이 크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는 삼성과 싸우고 부패와 투쟁하며 진보라는 가치를 짊어지고 있는 한국에서는 거의 유일한 유니크한 정치인이다.

노회찬은 한 때 조선일보의 품질이 좋다는 말도 했다.
일부에서는 들끓었지만 적이라도 냉정하게 평가하고 장점은 인정 할 줄 아는 냉철함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이번 축하연 참석 역시 표현이 다소 섬뜩하지만 '구밀복검'이라고 하면 어떨까.
정치인으로서 립 서비스 정도는 해줄 수 있는 것 아닌가.
제발로 찾아간 것도 아니고 말이다.

어린이가 투정부리는 것 같은 어처구니없는 분노를 그에게 쏟아낼 것이 아니라, 지지자라면 그를 믿고 응원 할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이야기들...

계상이라고 전직 아이돌 그룹 출신 연예인이 흘러가는 소리로 좌파가 어떻고... 한 적이 있었다.
그 말을 듣고 난 소위 '좌파'적 인간들이 윤계상을 죽이네 살리네 한 적이 있었다.
또 전두환 생일 잔치에 참석한 김현중이라는 연예인도 욕을 엄청나게 먹었다.
약간 경우가 다르지만 2PM의 재범이라는 친구는 온라인에 적은 글 몇 줄로 인터넷 마녀사냥의 제물이 되었으며 순식간에 직업을 잃었다.

...그런데 조선일보 90돌 축하연에 참석했던 소녀시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비난하기는 커녕, 오히려 '자의로 간 것이 아니고 소속사에서 시켰으니 무죄'라며 옹호의견 일색이다.
"오빠(내지는 삼촌? 우웩~)가 지켜줄게"도 아니고 이 무슨...

회찬 대표가 조선일보 90돌 축하연에 참석 한 것 하나 가지고 이런 욕을 들어먹는 것을 보니, 만약 청와대 쥐돌이 생일잔치에라도 참석하면 진보신당 사무실에 불을 놓고 암살이라도 시도할 듯한 기세다.

리가 조선일보를 싫어하는 것은 그 기회주의적 작태와 왜곡을 일삼는 보도행태 때문이다.
또한 행여 진보신당이 집권했을 때 그런 결벽증으로 국정을 운영 할 수 있을까?
이런 식으로 네살먹은 아기만도 못한 유치한 분노 만을 일삼다가는 국민들로부터 진보진영 전체가 외면당할 것이다.

러니 저러니 해도 이 불을 진화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소화기는 본인의 코멘트일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의 지적처럼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폰을 두대씩 휴대하며 이른바 그 쌍권총으로 자신의 거취를 실시간으로 전하던 그가 조용하다는 점은 안타깝고 아쉽다.
쥐돌이 가카의 특기인 '오해'든 뭣이든 본인의 조속한 해명이 필요할 듯 보인다.
노회찬 블로그의 해명글: http://chanblog.kr/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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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물론 이런 비난을 올린 모든 사람이 진보신당 지지자라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말로만 지지하고 선거 때는 엉뚱한 곳에 표를 던지거나, 혹은 진보신당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기회는 이때라고 생각해서 몽니를 부리는 것일수도 있다. [본문으로]
  2. 트위터에서 본 내용으로, 출처가 필요함. 아시는 분은 제보바람! 노회찬 대표의 해명글은 이쪽으로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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